North.Country.2005.720p.WEB-DL.AAC2.0.H264-RARBG

- 그림 같은 집에 살면서...
- 캐런

 

바닥 청소하고 물 끓이고
꽃꽂이로 세월 보내면서

 

당신이 고생을 알아요?

 

안 겪어봤으면
내 심정 모르죠

 

탄광에서
하루만 일해봐요

 

물론 고초 많으셨겠죠
에임스 부인

 

부인이란 호칭
집어치워요

 

- 경찰에 가진 않았어요
- 어딜 가셨죠?

 

어쩔 도리가 없었죠

 

- 캐런, 그만 울어, 새미, 가자!
- 아빠 화만 더 돋울걸요

 

엄마 얼굴 똑바로 봐

 

엄마를 외면하지 마!
새미, 이리 와!

 

괜찮단다, 괜찮단다

 

괜찮아, 할 수 있어

 

옳지, 착하다

 

우리 아기 착하지?

 

영영 떠나는 거죠?

 

노스 컨츄리

 

1975년 노스 미네소타의
한 철광 탄광에서

 

첫 여성 광부를 고용했다

 

1989년 남성 광부의 숫자는
여전히 여성의 30배가 넘었다

 

본 영화는
실화에 근거하였다

 

1989년 노스 미네소타

 

들어가자

 

엄마, 저 왔어요

 

- 얘야!
- 전 괜찮아요

 

손자들 좀 보세요

 

예쁘기도 하지!
이리 오너라

 

할머니, 안녕하세요?

 

야근 하셨어요?

 

이게...

 

바람피우다
남편에게 들켰냐?

 

그래서 맞은 거니?

 

설마 진담이세요?

 

친정아버지를 실망시킨 게
그게 처음은 아니었죠?

 

아버지가 절 실망시킨 것도
처음은 아니었죠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몇 살이었나요?

 

안녕

 

바비 샤프
너 혼내준다!

 

어서 빠져나가자

 

새미의 아버지가
누구인가요?

 

아버지가 누군지는 몰라요

 

성관계를 가진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죠?

 

예수 그리스도의 몸

 

예수 그리스도의 몸

 

예수 그리스도의 몸

 

너무 예쁜 것도
탈이라니까

 

얘들아, 장난 그만해

 

앨리스가 속이 많이 상하겠지
딸이 미혼모 신세니까

 

외손자가 둘인데
아이 아버지는 제 각각이니...

 

- 안됐지
- 아이들도 원...

 

어찌나 음식을 잘 먹는지

 

자기 음식 솜씨가 좋잖아

 

대체 뭘 넣어서 만드는지
귀신 뺨치는 맛이라니까

 

어쨌든 잘 먹으니까 됐지

 

술이 과해서
때렸을 수도 있지

 

그런 것 같아

 

장인으로서 조용히 타일러 봐
그러면 화해할 수도 있지

 

우리 부부도 끄떡하면
헤어졌다가 화해했는걸

 

그랬나?

 

어떤 계기로 피어슨 사가
여성을 고용한단 걸 알았죠?

 

- 뒤로 기대세요
- 그래요

 

맙소사... 글로리?

 

그런데요?

 

어머나, 조시였잖아!

 

이젠 어엿한 어른이네

 

남들 머리 감겨주는데
무슨...

 

결혼했구나?
그 행운아가 누구야?

 

이런...

 

미안해
불운아가 누구야?

 

나겠지, 뭐

 

솜씨 좋은
얘기꾼은 못 되네

 

마누라 속옷 입는
변태였단 얘기는 왜 빼?

 

얘기의 진수는 따로 있어
마누라 두들겨 패는 남자야

 

- 설마 농담하는 거지?
- 그래서 친정에 얹혀살아

 

먹여 살릴 애들을
둘이나 줄줄이 달고서

 

광산에 취직하면 어때?

 

광산에서 여자가 뭘 해?
넌 비서 일 하니?

 

트럭 운전해

 

- 트럭을 운전한다고?
- 정말이라니, 여성 최초야

 

여자가 트럭 운전이라니...

 

이상하네

 

돈 주는데
이상한 게 문제겠어?

 

돈이 최우선이지

 

맥주병 놓고 하니까 그렇지

 

한 손에 맥주병을 들어야
균형이 잡힐 거 아냐?

 

음료수면 괜찮을까요?

 

안 되지
꼭 맥주여야 해

 

올림픽 정식 종목에
다트 던지기가 그래서 없어

 

맥주를 마시며
던져야 하거든

 

우리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숙녀분들께 맥주 대접할까?

 

됐으니까 가요!

 

글로리, 야박하네

 

광산에서 일을 하려면
이런 건 무시할 줄 알아야 해

 

누가 광산에서 일한대?

 

아버지가 버는 만큼
너도 벌고 싶지 않아?

 

이젠 레즈비언까지
되겠단 거냐?

 

저도 레즈비언 될래요

 

배고프지도 않은데
왜 꼭 먹어야 하죠?

 

중국에선
굶는 사람도 있으니까

 

여기에도 굶는 사람 많아

 

둘 다 남기지 말고 먹어

 

아직 결정하진 않았어요

 

광산에서 일을 하면
지금의 6배는 벌 수 있어요

 

광산이 시작된 이래로
얼마나 사고가 많았는지 아니?

 

여자들 들어온 이후론
더욱 위험해졌어

 

머리 감긴 돈으론
생활을 못 해요

 

여기서 살면 되잖니

 

아이까지 딸린 성인이니까
부모와 살고 싶진 않겠지

 

없군요

 

- 뭐가 없어요?
- 임신 사실 없어요

 

벌써 말씀 드렸잖아요

 

회사 정책상 고용 전에
꼭 검사를 하죠

 

이걸로 몸 닦으세요

 

하지만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하셨잖아요?

 

자발적이긴 했죠

 

변호사님도 법률회사에
아랫도리 보여주고 취직했나요?

 

- 잡았다!
- 아빠를 잡았구나

 

안아줘야겠네
이리 온, 안아줄게

 

이리 온, 아가

 

안녕, 여보

 

여긴 어쩐 일이야?

 

집으로 데려가려고 왔어

 

캐런, 안으로 들어가렴

 

제발 이러지 마
집으로 가자

 

무작정 찾아오면
다 괜찮아질 줄 알았어?

 

- 왜 이래?
- 하나도 안 괜찮아

 

- 차 타고 집에 가자
- 당신이랑은 끝이야

 

엄마 아빠 말씀하시도록
자리를 비켜 주자꾸나

 

- 당장 꺼져!
- 우리 아빠 아니에요

 

명색이 남편이잖니

 

절 때려요
걸핏하면 죽도록 때리죠

 

실직을 하면
남자는 기가 죽어

 

그래서 절 팬다는 건가요?
그래도 된다는 거예요?

 

인생에는
사명감이 있어야 해

 

네 사명은 아이들이야

 

우리의 사명은 바로 너야

 

네가 광산에 취직을 한다면

 

아버지 체면엔 먹칠이야

 

제발 생각 좀 해보렴

 

새미, 상자를 열어보렴
맨 위에 있는 서류 꺼내줘

 

계기판에 펴주겠니?

 

- 안녕
- 폐 끼쳐서 미안해

 

객실이 달리 있겠니?

 

어서 와
방 안내해줄게

 

- 안녕
- 이쪽은 카일이야

 

어서 와

 

와, 쓸 만하네

 

손볼 곳은 있어도
쓸 만한 편이야

 

얼마나 머물까?

 

몰라, 당분간 지내겠지

 

규정상 안 되는 거 알지?

 

좀 봐줘

 

광부가 되기엔
너무 여자다워

 

자, 네가 뭔지 말해봐
카우보이? 카우걸?

 

- 난 카우걸이야
- 광산에선 무조건 카우보이야

 

여자 기질은 접어둬

 

'벤게이 통증 완화제'

 

발에는 왜 발라?
손이 쑤신다면서?

 

관절염이 얼마나 지독한데
순식간에 온몸에 번지지

 

광산에서는 여자를
안 반기는 거 알지?

 

눈치챘어

 

광산은 난장판이야

 

먼지와 소음이
뒤엉킨 곳이지

 

무거운 걸 들고
나르고 운전하고

 

내 생각에는 여자들은
이런 일을 하면 안 돼

 

하지만 대법원 생각은
나와는 다르니 어쩌겠어?

 

행크네 딸 맞지?

 

늦었군
서류는 다 챙겨왔어?

 

네, 동의서도 가져왔어요

 

의사 말로는 아랫도리가
그렇게 쓸 만하다며?

 

유머감각 좀 가져

 

광산 수칙 제 1조야

 

장비 챙겨 가지고
밖으로 나와

 

견학 시작하자

 

- 왜 그래?
- 호모 같은 자식!

 

'여자 탈의실'

 

정말이라니까

 

재수 없는 년들

 

귀마개 착용!

 

행크, 5분 휴식해야겠어요

 

한시간 전 커피 마셨잖아

 

커피를 마셨으니까
당연히 화장실 가야죠

 

노동조합 대표라고
티를 내자는 거야?

 

사사건건 남의 일에
간섭하고 감싸주기야?

 

남자들은 아무 데서나
꺼내고 갈길 수 있지만

 

여자들은 화장실 가려면
작업복 때문에 더 복잡해요

 

운전석에 실례하면

 

다음 교대 운전수가
별로 안 좋아할걸요?

 

한 번 더 실어야 하니까
빨리 서둘러서 다녀와

 

이게 철강 원석이야
바로 노다지인 셈이지

 

이곳 파우더 룸에서
잘게 분쇄되지

 

방 이름이 말 되지?

 

여자들끼리 모여서
쑥덕거리는 곳이니까?

 

이 중 어떤 년이
내 차지가 되는 거야?

 

숙녀분들,
바비 샤프 소개하지

 

파우더 룸의 책임자야
일손이 하나 부족하지

 

뚱뚱한 년 말고
쓸 만한 년 줘

 

저 여자로 줘

 

여러분

 

물건 맛보고 싶지?

 

웃기지 마

 

얼굴을 삼킬 셈이야?

 

괜찮아

 

살살해

 

젠장

 

거기 학생들
벌로 토요일에 자습한다!

 

어서 들어가

 

어서!

 

'여자 탈의실
홀딱 벗어라'

 

철자법은
안 틀린 게 다행이지

 

어땠어?

 

괜찮았어

 

바비 샤프와 파우더 룸에서
함께 일하게 됐다며?

 

고등학교 시절에
둘이 친구 아니었던가?

 

친구였던 적은 없어

 

병원에 가보지 그래?

 

우리 엄마도 관절염인데
붕대 두를 정도는 아니던데

 

도시락이나 미리 열어봐

 

햄치즈 샌드위치야

 

도시락에
딴 게 들어 있겠어?

 

조심해 두는 게 좋아

 

여자들끼리 앉아서 먹자

 

소개해줄게

 

- 여러분, 새 직원이야
- 조시 에임스야

 

난 큰 베티야, 반가워

 

- 반가워
- 원래는 베티가 둘이었어

 

- 작은 베티는 그만뒀지
- 왜?

 

너무 작아서 그랬겠지

 

- 난 페그야
- 만나서 반가워

 

- 나도
- 안녕

 

- 여러분
- 안녕

 

다들 점심 먹는데
너무 야한 거 아니야?

 

속 썩이지도 방귀 뀌지도 않는데
진짜 남편보다 이게 낫겠네

 

그렇지?

 

기분 나아졌지?

 

다른 안건 없으면
이만 회의 마치지

 

- 하나 있어요
- 뭔데?

 

- 간이 화장실이요
- 또 시작이로군

 

하루 종일 화장실 참다가
방광염 걸린 여자도 있어요

 

화장실 못 가서 오줌 지리는 건
저는 못 참는다니까요

 

좋건 싫건 노동조합에서
전 여성 대표예요

 

여성용 간이 화장실을
회사 측에서 설치해주면

 

여자들은 뭘 해줄 건데?

 

못 들었어요?

 

화끈하게 오랄 해준대요
당신 빼고 모두에게

 

지하실에 있단다

 

올라가는 길은 알지?

 

저 바보 아니에요

 

들어오너라

 

이것 좀 보렴

 

보이니?

 

60년 된 골동품
해밀턴이란다

 

아저씨 TV 봐도 괜찮아요?

 

괜찮단다

 

'빌리지 인'

 

지하실에서 시계만 들여다보는
괴상한 아저씨예요

 

괴상하다니, 좋은 분이셔

 

피어슨 광산에서 일하다가
허리를 다쳤다고 들었어

 

- 어서 오세요
- 네 명 좌석 부탁해요

 

이쪽으로 오세요

 

새아빠와 얘기해 봤어요?

 

아니란다
아직 연락 안 했어

 

아빠가 오늘
전화할지도 몰라

 

아니란다, 얘야

 

왜?

 

요즘 바쁘거든

 

우리쪽 여자 맞소?

 

난 도날드 피어슨이오
우리 회사 고용인 같은데?

 

조시 에임스라고 해요
반가워요

 

제 아이들인
새미와 캐런이죠

 

이번 주에 현장 시찰을 갔다가
얼굴을 본 듯해서 그래요

 

취직을 환영하오

 

혹시 애로사항이 있으면
언제라도 날 찾아오시오

 

고맙습니다

 

맛있게 먹어라

 

고맙습니다

 

우리 사장님이셨어

 

잠깐, 잠깐, 잠깐

 

먹기 전에 할 말이 있단다

 

우리가 함께 외식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 또 울려고 그러죠?
- 버르장머리 없긴!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이젠 모든 게 나아질 거야

 

- 다 괜찮아질 거야
- 그것 봐요, 또 울면서

 

너희 둘을 위해서라면
엄마는 못 할 게 없단다

 

'오늘도 안전제일'

 

'셰리는 쭈쭈바 잘 빨아'

 

한번 건드려
보고 싶어 죽겠네

 

왜 이래!
예술을 보는 눈이 없군

 

사실적으로 잘 그렸잖아?

 

난 얼이야, 초면이지?

 

담배 하나만 줄래?

 

- 꺼지기나 해
- 여자가 입이 거칠면 쓰나?

 

담배 하나도 못 줘?

 

수고할 것 없어
직접 꺼내 가지

 

- 왜 이래, 얼
- 장난은 그만 쳐

 

한 갑 넉넉한지 본 거야
별로 안 넉넉하네

 

착한 아가씨

 

잔꾀 부리지 말고 일해

 

사나이들!

 

- 괜찮아?
- 응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알기는 하는 거야?

 

이 여자야
우리나라 대통령은

 

외국의 값싼 강철을
마구 수입하고 있어

 

광부들은 길바닥에 나앉고
광산은 문 닫는 지경이야

 

얼이 셰리 가슴을 만진 거랑
그게 무슨 상관이죠?

 

내가 하는 말
콧구멍으로 들었어?

 

가뜩이나 일자리 적은데
여자들이 끼어든 거야

 

남자들이 속이 편하겠어?
나도 여자들 싫어

 

여자가 여긴 왜 온 거야?
알 만한 처지에 왜 이래?

 

이 말도 흘려듣겠지?

 

다른 식으로 설명해주지

 

입은 닥치고 열심히 일해
남자들 못지 않게 말이야

 

알았어요

 

사장님을 뵈러 갈래요
애로사항 있으면 오랬어요

 

감히 어딜 가겠다는 거야?
사장님은 내가 만나

 

진짜 애로사항이 생기면
그때 날 찾아와

 

기꺼이 도울 테니까

 

알았어?

 

이 폐기 물질이
독성이 강해서 참 유감이야

 

안 그랬다면 자기랑 한판
땀 좀 빼는 건데

 

안 그래?

 

자기도 화끈한 거
나만큼이나 좋아하지?

 

기계나 여자나
기름칠이 필요해

 

안 그랬다간 녹슬어서
삐걱삐걱 시끄럽거든

 

얼굴 꼴이 되게 웃긴다, 조시

 

왜 그래?
농담 좀 한 건데

 

그냥 놀린 거야
여자가 유머감각이 없네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려면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지

 

제발 나한테 약속해
현장 주임한테 따지지 마

 

왜 징징대고 우는 소리야?

 

우리가 이럴수록
남자들은 더 좋아해

 

꿋꿋하게 무시해 버려
제 풀에 나가떨어진다니까

 

널 해고할 빌미를
절대 제공해선 안 돼

 

글로리

 

내가 얼마나 고마운지
넌 모를 거야

 

- 고맙긴 뭐가?
- 이거 말이야

 

내 평생 처음으로
스스로 돈 벌어 보는걸

 

아이들 먹여 살리고

 

살 집도 구했고...

 

이런 기분은...
평생 처음 느껴봐

 

제대로 산다는 느낌?

 

그래, 산다는 느낌

 

'티지 바 & 그릴'

 

위자료 달래?

 

아니, 오히려 위자료 준대

 

받으려고?

 

가뜩이나 사내구실 못했는데
아예 치마까지 입으라고?

 

혼자 그걸 다 마시려고?

 

마시라면 못 마실까 봐?
내 친구 소개해줄까?

 

- 금발에 날씬한 애가 내 친구야
- 한 번 더

 

어때?

 

연애 사업 방면은
좀 휴식을 취하려고

 

연애 사업 휴식?
뉴욕에서 배운 말이야?

 

- 친구와 재회나 즐길래
- 재... 뭐?

 

빌 말을 통역해줄게
오랜만에 고향 친구 만난대

 

뉴욕에서 쓰는 말은
우리랑 차원이 다른가봐?

 

자기 주려고 뉴욕에서
가져온 게 있어

 

이제야 대화가 통하네

 

술 가져왔어

 

- 난 주문 안 했는데?
- 할이 한턱 내는 거야

 

- 왜 우리 둘만 춤추지?
- 그게 춤이었어?

 

나도 소싯적에 그렇게 춤추면
남자들이 줄을 섰지

 

어깨는 펴고 얼굴에 철판 깔고
든든하게 술 한잔 걸치자

 

좋았어!

 

글로리 친구가
너희 집에서 산다며?

 

그럼 나랑 삼각관계네?

 

내 밑에서 일하거든
끝내주게 먹음직한 년이지

 

누가 물어봤어?

 

한번 해보잔 거야?

 

제발 진정 좀 해

 

네가 뭔데 진정하란 거야?

 

지금 실수한 거야

 

왜 이래?

 

왜 이래!

 

진정해

 

고향 온 기분 나지?

 

- 고마워
- 재수 없는 자식

 

- 그렇지
- 건배

 

돌아온 걸 환영해

 

어서, 어서, 어서

 

토끼 나와라, 토끼
토끼 나와라, 토끼 나와라

 

토끼 뽑았다!

 

나 토끼 뽑았어!

 

왜 춤 신청 안 해, 아저씨?

 

춤 솜씨가 없거든

 

난 셰리

 

난 빌이야

 

칼슨 고교에서
하키 스타였다면서?

 

오래전의 일이지

 

춤 함께 출래?

 

아가씨 같은 미인이라면
선택의 여지가 많을 텐데

 

아저씨 호모는 아니잖아?

 

- 아가씨 몇 살이야?
- 열아홉

 

출 거야, 말 거야?

 

내가 입고 있는 팬티가
아가씨보다 나이 많은걸

 

아저씨 호모구나?

 

안녕, 아가씨들?

 

안녕, 아저씨들

 

한 곡만 출까?
친구들 있는 곳이니 안심해

 

좋아

 

자긴 착한 남자야, 리키?

 

착한 남자 같아

 

어서, 내려, 내려

 

너 정말 짜증이야
신나게 놀라고 할 땐 언제고?

 

그렇다고 토할 때까지
퍼 마셔?

 

젠장, 새미는 어디 있지?

 

찾았어

 

옷은 어디 있니?

 

토했어요

 

모전 자전이네

 

자, 이젠 자러 가자

 

애 듣는데
그런 노래 하지 마

 

- 왜? 멋진 노래인데
- 야하잖아

 

- 내 방도 마련해줄 거죠?
- 캐런, 제발 고함 그만 쳐

 

- 맞아
- 넌 끼어들지 마

 

- 이러려면 절 왜 데려와요?
- 너도 가족이니까

 

이제야 가족 운운인가요?

 

너 요즘 왜 이러니?

 

캐런, 아가야

 

- 핑크색이지?
- 네

 

좋았어

 

대출이자 20%를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어요

 

10%는 어때요?

 

- 5%는 안 되나요?
- 차차 상의해 봅시다

 

어때, 얘들아?
어떤 것 같니?

 

- 이걸로 해요!
- 형편없어요

 

언젠가는 나한테
용서 빌 날이 올걸

 

이렇게 좋은 날
못되게 굴었으니까

 

근사해!

 

왜 시무룩하니?

 

엄마가 널 잊었을까 봐?
절대 안 그렇지

 

밖에 깜짝 선물이 있단다
눈 감으렴

 

- 준비 됐어?
- 네

 

- 계속 감고 있어
- 알았어요

 

알았지?

 

여기 있단다

 

이웃에서
비명 소리 들었겠다

 

- 오빠도 올라와!
- 올라가렴

 

하늘 높이 뛰자

 

어서, 캐런

 

조시, 그동안
나 때문에 언짢았지?

 

남자들끼리
상의를 해봤는데

 

다시 한번 잘해 보자

 

뭘 잘 해봐?

 

나쁜 감정 풀고
잘 지내보자고

 

좋았어

 

컨베이어 벨트가 멈췄거든

 

중간에 막힌 게 없나
점검 좀 해줬으면 해

 

아무 문제없으면
그냥 돌아오면 되고

 

할 수 있지?

 

좋았어

 

어서, 겁내지 말고

 

4번 구역 이상 무
4번 구역 이상 무

 

'정지
운행'

 

맙소사

 

여기에서 떨어지면 어떨까?

 

아무도 시체를 못 찾겠지

 

5톤 무게의 돌 더미가
2분이면 수북히 쌓이거든

 

처음으로 여기 섰을 때
기억이 나네

 

정말로 싫었지

 

하지만 나중엔 좋아졌어
여기에 서 있으면

 

대마초를 피우건
뭘 하건 맘대로 거든

 

아무도 간섭 못 하지

 

그러고 보니
우리 둘뿐이네

 

어떻게 생각해, 조시
우리 있잖아...

 

키스하고 화해할까?

 

- 딱 한 번이면 돼
- 나 갈 거야

 

대체 왜 그렇게
비싸게 구는 거야?

 

내가 해치기라도 해?

 

내가 자길 해쳤어?

 

어쩔 수 없지

 

가봐

 

솔직히 말하자면
조시는 원래 그랬어요

 

그게 무슨 뜻이죠?

 

별것 아닌 일로
호들갑을 잘 떨었죠

 

남의 의도를 오해하곤
히스테리를 부리곤 했죠

 

까다롭게 굴었고요

 

4번 구역 컨베이어 벨트 사건 후
어떤 조치를 취하셨나요?

 

바비 녀석을 사무실로 불러
얘기를 좀 했죠

 

- 바비 말로는...
- 전해들은 말일 뿐입니다

 

- 인정합니다
- 증인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 말을 믿게 되던가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런 질문이 어디 있나요?

 

차라리 칵테일 마시는 게
좋으냐고 물으라고 하세요

 

이의 제기인가요?
아니면 농담인가요?

 

기각합니다
증인은 대답하세요

 

남자들은 원래 늑대죠

 

남자들이 도가 지나치면

 

여자들은 앙탈을
부리게 되어 있고

 

남자들은 정신 차리고
물러서죠

 

아담과 이브 시절부터
남녀 지간은 원래 그래요

 

학생들, 자습 끝이야

 

난 간다

 

- 태워다 줄까?
- 조시는 잠깐만 남아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하자

 

나중에 봐

 

안 찌르게 조심하렴

 

예쁘구나

 

이번엔 예쁘게 해보자

 

똑바로 서렴

 

제 드레스 고치세요?

 

- 성체성사 받기엔 어리잖아요?
- 신을 모시는 일인걸

 

뉴스 보고 계셨어요?

 

자기 성기 크기가
다른 남자들보다

 

- 맙소사, 제발 끄렴
- 훨씬 크다고 자랑하면서...

 

애꿎은 남자만 망신이지

 

- 여보!
- 여기 있어요

 

잠시 들렀어요

 

새미가 일요일에
경기한다고 알리러 왔어요

 

우린 일요일에 바쁘다

 

어떻게 애한테
그럴 수 있죠?

 

다 네 잘못이지
광산 그만두렴

 

아버지, 우리 집 구했어요

 

- 대출도 받았고요
- 그래서 축하해달란 거냐?

 

제가 도둑질이라도 했나요?
저도 아버지처럼 일해서 벌어요

 

- 이 아비랑 맞먹겠단 거냐?
- 물론 차이점은 있죠

 

아버지는 추잡한 낙서 속에
이름이 언급될 걱정도 없고

 

징그러운 물건이 사물함에
들어 있을 염려도 없고

 

매일 일하러 갈 때마다
강간당할 두려움도 없으니까요

 

할 말 다 했니?

 

다 했어요

 

힘내!

 

더 빨리!

 

저 남자들은 왜 데려왔어?

 

- 나중에 봐
- 저번에 못 친해졌잖아

 

- 고마워요, 빌
- 고마워

 

- 왜 다들 알아보지?
- 유명하니까

 

하키 명예의 전당에
사진까지 전시됐는걸

 

빌, 이쪽은 조시야
아직 둘이 인사 안 했지?

 

아직 안 했지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너희 오빠가 누구니?
- 저기 12번 선수예요

 

괜찮은 남자라니까

 

억지로 연결하려고 하지 마

 

저길 봐

 

새미가 좋아하겠네

 

맙소사!

 

- 새미! 안쪽으로!
- 저리 비켜!

 

조마조마해서 못 보겠네

 

아이들이 꽤 날쌔군

 

빨리! 빨리!

 

- 패스해! 패스해!
- 이쪽 뚫렸어

 

뭐야?

 

새미에겐 패스 안 하는군

 

왜 패스 안 했어?

 

우리 아빠가 너한테는
패스하지 말라고 했어

 

칠리 먹으러 갈래요?

 

그래요, 갑시다

 

배 안 고프다면서요?

 

변호사라니 머리 좋나봐요?

 

변호사가 별건가요?

 

소음이 듣기 좋죠?

 

얼음에 스틱 부딪치는 소리
스케이트 날 스치는 소리

 

하지만 하키만으론
평생 못 산단 걸 알았죠

 

그래서 법대에 갔어요

 

- 사연이 있나 봐요?
- 내 얘긴 그만합시다

 

인생이 많이 꼬였거든요
당신 얘기나 들읍시다

 

피어슨에서 일하죠

 

- 광산에서요?
- 그래요

 

광부 냄새 안 나는데요?

 

- 조시 에임스가 너야?
- 그런데요?

 

내 남편 건드리지 마!

 

창녀 같은 광부 년아

 

좋은 말로 할 때
바비 곁에 얼씬 마

 

- 바비? 바비 샤프요?
- 헤퍼서 이혼이나 당한 주제에

 

남의 남편에게
함부로 꼬리를 쳐?

 

들었어?

 

정말인가 봐

 

맙소사...

 

아버지와 아들이
보는 앞에서

 

이럴 수 있는 건가요?
법적으로 말이에요

 

- 모두들 듣는 자리에서!
- 사실이면 어쩔 수 없죠

 

바비가 절
괴롭혔단 말이에요

 

- 허위 비방 죄로군요
- 그렇다고 고소할 거야?

 

가능할까요?

 

그냥 덮어두는 게 최선이죠

 

아줌마, 전 스테이시예요

 

- 새미 여자 친구죠
- 새미가 여자 친구가 있어?

 

새미가 우리 집에서 잔다고
아줌마에게 전해 달래요

 

그래? 새미 어디 있니?

 

우리 엄마 차에 있어요
우리 엄마도 허락했어요

 

- 그래? 난 허락 못 해
- 조시, 그러지 마

 

오늘 잘 하더라

 

새미, 당장 차에서 내려!

 

- 새미가 화가 났으니까...
- 남의 가정사에 간섭 말아요

 

- 내려
- 싫어요

 

- 차에서 당장 내려
- 이거 놔요

 

당장 내려서 엄마 차에 타

 

- 다들 엄마가 창녀래!
- 다시는 그런 소리 마!

 

조시, 그만해!

 

엄마 노릇까지
가르치려는 거야?

 

네가 그렇게 잘났어, 글로리?

 

캐런, 차에 타
어서 차에 타!

 

난장판 구경하고 싶어?
구경거리 났어?

 

다들 엿이나 드시지!

 

그 뒤론 정신이 나갔어요

 

그게 무슨 뜻이죠?

 

더 이상 참아선 안 된다고
끄덕하면 떠들어댔죠

 

회사와 노조에서
우리를 보호해야 한다면서요

 

과연 무엇 때문에
보호가 필요하다던가요?

 

- 몰라요
- 직장 남자 동료들이

 

- 증인도 괴롭히던가요?
- 저는 괴롭힌 적도 없고

 

괴롭힘 당한 적도 없어요

 

페그! 세 명 1달러에 해줘!
거스름돈은 있지?

 

'단돈 5달러에 빨아 줌
삼키기는 50센트 추가'

 

배꼽 빠져, 표정 봤어?

 

요즘 신문도 못 봤어?
성희롱은 범죄라니까

 

- 셰리?
- 응?

 

- 이건 뭐야?
- 각질 제거 마사지 크림

 

- 맙소사
- 좋았어

 

- 여보세요
- 조시, 나야

 

글로리는 못 가
독감 걸렸어

 

- 글로리가 필요한데
- 많이 아프다니까

 

잠깐 바꿔줄래?

 

조시, 정말로 못 간대

 

그만 좀 마셔!

 

전에도 말했지만
사장님께 가보면 어떨까?

 

- 사실대로 말씀드리는 거야
-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거야?

 

페그, 상황을
개선해 보자는 거야

 

난 셰리 사업에 관심 있어
화장품 장사로 얼마나 벌어?

 

성과급 5%야

 

우리에게도 장사하려고?
난 안 살 거야

 

- 페그, 네가 오늘 겪은 일도...
- 내 문제일 뿐이야

 

사실은 우리 모두의 문제야

 

- 우리 모두 겪고 있잖아
- 맞긴 맞는 말이야

 

징그러운 아저씨들이
엉덩이 주무르는 건 질색이야

 

네가 어느 정도 자초했잖아?

 

- 그런 생각 안 해봤어?
- 웃기지 마, 페그

 

넌 당장 때려치우고
화장품 팔 수 있잖아?

 

- 난 직장이 필요해
- 멋대로 아는 척하지마

 

나도 이 직장이 절실해

 

좋아, 사장님에게
어떻게 말을 할 건데?

 

성희롱을 당했다고?

 

- 깔깔대고 비웃을걸
- 남자들 뒷감당은 어떻게 해?

 

- 동료를 배반했다고 할걸
- 그래?

 

동료라면 존중을 해야지
우린 왜 존중 안 해?

 

왜?

 

나랑 함께 갈 사람?

 

- 다른 상품은 없어?
- 많지

 

검댕도 싹 지워질까?

 

셰리, 셰리, 깜찍이
털 난 내 엉덩이 뽀뽀해줘

 

아저씨 썰렁해

 

오늘 어떤 작업 맡았어?

 

- 글로리가 하던 일 맡았어
- 화장실 들렀다 가게?

 

오늘 아침에 우리가
한 무더기 쌌는데

 

정말 못 살아

 

셰리!

 

그만! 그만해!

 

그만해!

 

- 무슨 일이야?
- 셰리가 화장실에 있어요

 

그만해!
싫단 말이야!

 

- 저러다 사고 나겠어
- 그만해!

 

그만해, 풀어줘

 

쓰러뜨리자

 

고약해라

 

'피어슨 탄광 철강 주식회사'

 

들어오시라고 하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오
어서 앉아요

 

안녕하세요?

 

다른 사람들도 불렀는데
괜찮겠어요?

 

- 그럼요
- 파비치 주임은 알죠?

 

파비치 현장 주임님이
사장님께 건의를 하라고

 

하루 휴가를 주셨는걸요

 

- 시간 낭비를 피하려고요
- 고맙게 생각해요

 

절대 낭비가 아니오

 

직원이 애로사항이 있으면
마땅히 해결을 해드려야지

 

고맙습니다,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잊을까 싶어서
몇 가지 적어 왔어요

 

종이가 여기 있는데...

 

미안하지만 조시...
말 편하게 해도 되겠지?

 

- 그럼요
- 조시가 괜찮다면

 

우리가 편의를 봐 드리지

 

지금 하려는 말은
이미 보고 받아 알고 있소

 

잘됐네요
그래도 몇 가지...

 

우리 제안을 들으면
마음이 흡족할 거요

 

말씀하세요

 

현재 노동조합의
계약 조건에 따르면

 

사직을 하려는 직원은
최소 2주일 전까지는

 

미리 사직 의사를
밝혀야 하죠

 

하지만 조시가 감정적으로
많이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니

 

이 경우에 있어서만
형식을 간소화 해주겠소

 

사전 통보 2주일 조항을
과감히 생략하고

 

지금 당장 사표를 받아
처리해줄 수가 있어요

 

전 사표 안 내요

 

- 주임이 사표 수리 해줄 거요
- 기꺼이 수리하죠

 

싫어요

 

관둘 수 없어요

 

전 일자리가 필요해요

 

그렇다면 여직원 선동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유부남 남자 직원들 유혹에
그만 좀 신경 쓰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에
남는 시간 할애하면 어떻소?

 

다들 덧붙일 말씀 없소?

 

사장님 말씀으로 충분하죠

 

조시, 여기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소

 

이만 나가 주시오
우린 바쁜 사람들이니까

 

새로 생긴 법과대학에
교수직을 맡게 되어서

 

7월 중에 그만둔다고
피고에게 통보했죠

 

제가 기억하는 바로
피고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이젠 한 직장도 아니니까
자기와 사귈 수 있다고요

 

- 전 싫다고 거절했죠
- 왔구나!

 

어디 다녀왔니?

 

피고가 한 대답은
지금도 똑똑히 기억나요

 

내가 이 일을 발설한다면
자기 앞길은 막힌다고 했죠

 

정식 사과는 아니었죠

 

- 새미, 들어가도 되니?
- 왜요?

 

고작 20분 늦었어요

 

- 따지지 마세요
- 난 네 엄마야

 

엄마는 무슨...

 

- 그게 무슨 뜻이야?
- 아니에요

 

다른 엄마들은 요리하고
집안을 청소하지

 

광부 일은 안 해요

 

네가 자라면
의사가 되겠다고 했었지?

 

- 그런데요?
- 그래

 

네가 원하는 건
뭐든 하라고 허락했었지?

 

엄마는 왜 안 봐주니?

 

- 엄마는 자유도 없어?
- 남이 할 일을 왜 해요?

 

아이스링크에서 토요일에
빌 아저씨 사인회가 있대

 

- 우리 함께...
- 사인 받기 싫어요

 

- 엄마 멍청이 애인이면서...
- 내 애인 아니야

 

멍청이도 아니고

 

고등학교 다닐 때
신기록을 세웠다더라

 

- 옛날 옛적 이야기죠
- 엄마 성의를 무시하니?

 

함께 시간을 보내잔 거야

 

- 넌 하키 좋아하니까...
- 그만뒀어요!

 

그만두다니?

 

언제?

 

누가 신경이나 써요?

 

내가

 

넌 하키팀 좋아했잖아
왜 그런 말을 안 했니?

 

엄마랑 말하기 싫으니까요

 

모르시겠어요?

 

전화하라고 전할게

 

만날 때까지
버티고 있을래

 

사실은 독감이 아니야, 조시

 

맙소사...

 

다 들은 모양이지?

 

- 몸은 어때?
- 좋아

 

난 한 번도...
루게릭이란 병명은 들어봤어도

 

- 어떤 병인지는 몰랐어
- 알아

 

그냥...

 

언제부터인지 서서히
몸이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버릇없는 십 대처럼 말이야

 

새미는 요즘 어때?

 

날 미워해

 

세월이 약이라지만
글쎄...

 

아픈데 술을 마셔?

 

곧 간 기능이
완전 마비될 날이 올 테니

 

그때까진 퍼마셔 둬야지

 

남자가 입 가볍기는!

 

내가 불알 한쪽짜리라고
동네방네 소문 낸 게 누군데?

 

- 뭐라고? 정말...?
- 자랑이다, 자랑이야

 

맙소사...

 

- 그럼... 둘이... 그거...?
- 할 수야 있지

 

두 쪽 다 있을 필요 있나?

 

맙소사...

 

조심해

 

- 됐어?
- 응

 

- 화장실 좀 써도 되지?
- 그럼

 

방긋 웃으면서 돌아와
내 앞에서 울면 가만 안 둬

 

'피어슨 탄광 철강 주식회사'

 

'쾌적한 환경을 위해
모두 노력합시다'

 

- 이게 무슨 악취야?
- 화장실이 또 넘쳤어

 

여자들 모두
스펀지와 양동이 들고

 

얼른 청소 안 하면
누군가 병이 나겠다

 

- 어떻게 된 거야?
- 들어가봐

 

직접 봐

 

맙소사...

 

'나쁜 년들'

 

'밀고자'

 

'배신자'

 

우리에게 이럴 순 없어

 

못 할 이유 있나?

 

네가 입 닥치지 않는 한
점점 더 몹쓸 짓을 할걸

 

- 셰리, 네가 당한 일은...
- 넌 도움이 안 돼

 

그건 확실해

 

나한테 도움 청하지 마
이래봐야 우리만 손해야

 

네 짓이니까 치워!

 

조시, 향기로운 새 벽지
마음에 들어?

 

저 자식 짓이야?

 

나도 남들처럼
노조비 꼬박꼬박 내

 

네가 잘못한 거야
날더러 어쩌란 거야?

 

연애질 그만하고 일 해!
너희가 로미오와 줄리엣이야?

 

조시, 이리 와
파우더 룸에 할 일 있어

 

정신 나간 년 같으니

 

- 할 일이 있다면서?
- 당연하지

 

기분 좋지, 어때?

 

너 같은 년은
거칠게 다뤄줘야 좋아하지

 

황홀해서 죽겠지?

 

따끔하게 맛을 보여줘야
너 같은 년은 정신 차려

 

쥐새끼 같은 년

 

날 덮쳤어!

 

- 누가 말이야?
- 바비가 파우더 룸에서 방금!

 

- 바비, 정말이야?
- 그걸 말이라고 물어?

 

당연히 아니야
파우더 룸엔 얼씬도 안 했어

 

나랑 오후 내내
채광기에서 함께 일했는걸

 

얼까지 싸잡아서
거짓말쟁이로 몰 거야?

 

리키...

 

나 좀 누가 데려다 줘

 

- 너희 아버지는?
- 오늘은 야근조야

 

- 사물함에서 키 꺼내 가
- 베티...

 

안 돼

 

어딜 가는 거야?

 

그만둘래요

 

노조 규칙은 명백해
서약을 깨서는 안 돼

 

그걸로 얘기 끝이야

 

글로리

 

- 여긴 어쩐 일이야?
- 보면 몰라요?

 

노조 회의 나왔죠

 

이젠 직원도 아니잖아
회의 나올 필요 없어

 

일이 생겼다면서요?
도우려고 나왔어요

 

여기가 엉망이라죠?

 

조시가 사장을 찾아간 걸
감싸자는 게 아니라...

 

병났다는 소식은 유감이야

 

- 글로리...
- 부축해주지 마

 

당신이 날 부축해주면
못 참고 울어 버릴 거야

 

'한정 특별 행사
빌 화이트 초청회'

 

사인 받으려고 왔어?

 

- 여기에 잔뜩 쌓여 있어
- 변호사가 필요해

 

광산을 고소할 거야
죄다 고소하고 싶어

 

행운을 빌게

 

당신을 고용하고 싶어

 

미안해, 이젠 일 안 해

 

변호사라고는
당신밖에 모르는데

 

세상에는 깔린 게
변호사인걸

 

이렇게 하지
내가 맥주 사줄게

 

맥주는 필요 없어

 

변호사가 필요해

 

법정에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지만

 

재판에서 이긴다고 해도
많은 걸 잃을 수 있어

 

그래도 내가 옳아

 

물론 그렇겠지만
현실은 정의와는 무관해

 

아니타 힐 청문회를 봐

 

탄광 회사를 이길 것 같아?
재판은 보나마나 뻔해

 

미쳤거나 헤프다고
몰아붙일걸

 

없는 일을 혼자 상상했거나
남자에게 꼬리쳤다고 할걸

 

어느 쪽이건
고통스러울 거야

 

그냥 다른 직장 찾아서
다시 시작하도록 해

 

난 더 갈 곳이 없어

 

- 당신은 예쁜 여자니까...
- 난 예쁜 여자니까

 

돌봐줄 남자를 찾으라고?

 

보살핌 받기는 싫어

 

스스로를 보살피고
아이들을 돌보고 싶어

 

다들 겪고 있는 일이야

 

광산의 모든 여자들에게...

 

그런데 상관없다 이거지?

 

'라운지 바'

 

만약 이런 힘든 소송을
뉴욕에서 의뢰 받았다면

 

내가 어떻게 했을까?

 

그냥 맡았을 거야

 

대충 합의 보고
합의금 뜯어내고

 

수수료 잔뜩 챙긴 다음
법정엔 가지도 않았겠지

 

피어슨 사장은 합의 안 해

 

- 당연히 합의하지
- 아닐걸

 

조시의 증언과
모두의 증언이 배치되는걸

 

광부라고 죄다 한패겠어?
한 명은 증인이 나오겠지

 

이곳 사람들에게
광산은 밥줄이야

 

밥줄을 누가
끊으려 들겠어?

 

여긴 뭐 이래?
애완동물 박제소야?

 

사슴이 애완동물로 보여?

 

글로리는 왜 안 괴롭혔지?

 

너라면 글로리와
싸워서 이길 자신 있어?

 

노조 대표를 오래 했거든
좋은 일도 많이 했어

 

그래서 대접을 받지

 

게다가 글로리는
패거리에 휩쓸리질 않아

 

- 그래서 표적이 안 된 거지
- 다수여야 안전하지

 

떼를 지어 다니면
공격하기 어렵지만

 

흩어진다면 잡아먹히는 법...

 

다른 여자들
설득할 수 있어?

 

집단소송이 뭔 줄 알아?

 

다수의 원고가 단체로
고소를 하는 거지

 

단체 대표 자격으로
고소장을 제출하는 거야

 

다수의 원고 전체가
함께 거짓말을 한다거나

 

미쳤다고 할 순 없을 테니
함께 행동을 해야만 해

 

왜 마음을 바꾼 거야?

 

이런 일은 전례가 없거든

 

성희롱 단체 소송

 

전례가 없는 일이라서
한번 해보고 싶단 거야?

 

그래

 

그래도 괜찮겠어?

 

고소를 한다고?

 

- 농담해?
- 너도 사정 잘 알잖아

 

그러기에 인생은
너무 짧아

 

좋은 일을 하기엔
그리 짧은 건 아니지

 

아직 살아 있으면서
네가 뭘 알아?

 

- 너도 살아 있어
- 이게 살아 있는 거니?

 

보기 싫어, 가!

 

- 난 그저...
- 당장!

 

꺼지라니까

 

한두 명의 남자가 아니라

 

마을 전체가 만들어 낸
사태입니다

 

주민 전체는 아니지만

 

충분한 다수라고 볼 수 있죠

 

공장에서 탄광에서
게다가 사무실에서도

 

광산의 모든 여성들은
온갖 수모를 겪고 있습니다

 

법정의 구원을 바라는 건
제 의뢰인 개인이 아닙니다

 

모든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법원의 보호를 요청합니다

 

그러므로 단체 소송으로
고소장을 제출합니다

 

피어슨 탄광 철강 회사의
모든 여성 근로자는

 

법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체 소송의 구성 요건은
다수의 원고 아니던가요?

 

고소장을 제출한 사람은
조시 에임스뿐입니다

 

바로 단 한 명이죠

 

13명의 여성 노동자들의
진술서 내용에 따르면

 

여하한 괴롭힘이나
사고는 없었으며...

 

사실이 아니에요!

 

앉아

 

앉으라니까

 

- 사실이 아니잖아
- 앉아

 

재판장님
뭔가 이상하군요

 

피고 측 변호사가
제겐 미리 보여주지도 않고서

 

증거를 남발해도
되는 겁니까?

 

- 당연히 안 됩니다
- 오늘 즉각 제출하겠습니다

 

증인들이 어떤 협박을 받고
증언서에 서명했는지 몰라도...

 

- 말도 안 되는 소리...
- 시끄럽소

 

- 원고를 세 명 확보하시오
- 재판장님!

 

진술서가 진실이라면
피고 측은 걱정 없을 거 아니요?

 

에임스와 그 외 대 피어슨 재판은
이대로 진행하도록 합시다

 

세명의 원고를 출석시킨다면
단체 소송 자격을 주겠소

 

감사합니다, 재판장님

 

좋아요, 해봅시다

 

성대 위에 대세요

 

버튼을 눌러요
버튼 누르면 돼요

 

- 그렇죠, 해봐요
- 글로리

 

글로리 양?

 

전 레슬리 콘린 변호사입니다
피어슨 주식회사 변호인이죠

 

당신 정체는 알아요

 

원하는 게 뭐요?

 

다른 여성 노동자들은
다 회사 편을 들었거든요

 

글로리 양도
한 장 써 주세요

 

당장 나가요

 

- 나가라고 했어요
- 부끄러운 줄 아시오

 

선임된 변호사 없으니
난 정당한 권리로...

 

내가 변호사요!

 

이만 나가 주세요

 

죽지 않고 살아 있는 한
법정 소환의 대상이 되죠

 

- 당신 뭐라고 했어!
- 엿이나 먹어라

 

몹쓸 년!

 

이런 야단법석은
가급적 가져오지 마

 

글로리

 

다시 한번
생각해 줬으면 해

 

맙소사, 농담하잔 거야?

 

네가 나설 일이 아냐
글로리가 결정해야지

 

글로리, 조시를 위해서가 아냐
모두를 위하자는 거야

 

이미 결심했어

 

나라고 해서
한 방 안 먹이고 싶겠어?

 

- 그럼 왜 안 도와줘?
- 만약 지면 어쩌고?

 

다시 광산에 기어들어 가서
괴롭힘당하며 살라고?

 

그럴 순 없어

 

다른 사람은
얼마나 확보했어?

 

너랑 나 단 둘?

 

미쳤어?

 

내가 당한 꼴 알지?

 

절대로 안 돼

 

안 그래도 인생 복잡해

 

괜찮으세요?

 

다른 여자들을 끌어들인다면
단체 소송이 되고 우린 져요

 

당신을 내가
왜 고용했겠어?

 

변호사들 중에서
당신이 최고 똑똑해서?

 

여자 변호사들 중에서
최고로 똑똑해서 고용한 거야

 

마음이 약해진다면
지금이라도 실토해

 

전 약하지 않아요

 

- 실용적일 뿐이죠
- 남녀평등이 좋다지만

 

미네소타 럭비팀에
여자 선수를 쓸 수 있겠어?

 

남녀는 엄연히
할 일이 다른 법이야

 

- 광부는 남자의 일이야
- 변호사 일처럼 말이죠?

 

남자 변호사였다면
그런 소리는 안 했을걸

 

여자들은 속이 역시 좁아

 

만약 패소하게 되면
사장님 속이 더 좁아질걸요

 

법적 피해 보상금은
보험 대상이 아니죠?

 

게다가 패소하게 된다면
사업 전반을 개편해야 해요

 

간이 화장실이
우선 걸리겠죠?

 

출산 유급휴가도 만들어야 하고
피해보상 청구가 줄을 잇겠죠

 

비단 사장님의
사업 방식뿐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일터에 적용될
법적 판례를 남기게 되겠죠

 

- 미네소타 럭비팀도 포함되죠
- 그쪽은 절대 못 이겨

 

사생아를 둘이나 낳은
생활보호 대상자 미혼모야

 

- 과거 성생활도 문란했지
- 증명할 수 없는 일이죠

 

들여보내

 

샤프 씨

 

오늘 내게 했던 말을
변호사님께 들려 드리게

 

엄마?

 

괜찮으세요?

 

직장도 없으면서
애들은 뭘 먹여 살리니?

 

난 네 엄마다, 조시

 

물론 엄마 노릇을
잘한 건 아니지만...

 

난 네 편이야

 

내가 뼈 빠지게 번 돈을
나 몰래 거저 줘버렸다고?

 

거저 준 게 아니에요

 

- 우리 딸에게 줬죠
- 내가 힘들게 번 돈이야

 

누군 일 안 해요?

 

빨래 한 번 할 때마다
저도 돈 받아야겠네요

 

바비 샤프 녀석이
광산에서 공격을 했대요

 

- 내가 들은 말과는 다르군
- 누구 말을 믿을 건가요?

 

- 당연히 우리 딸이죠!
- 여자들은 화를 자초했어

 

조시는 당해도
싸단 건가요?

 

일터 화장실에 갔다가
교묘히 뚫어 둔 구멍을 봤지

 

사포만 들추면
엿볼 수 있도록

 

- 광산 사정이 대체 어떻기에...
- 여자가 있을 곳이 못 돼!

 

- 당신도 잘 알잖아
- 그래도 우리 딸이에요

 

딸 하나 잘못 둬서
얼굴에 줄곧 먹칠만 당했어

 

이젠 지긋지긋해

 

걘 아이 엄마일 뿐이에요

 

남의 것 훔친 적 없다고요!

 

앨리스

 

- 행크와 함께 왔어요?
- 아니요

 

아니에요

 

방 하나만 내줘요

 

그년이 꼬시는데
말릴 도리가 있어야죠

 

맙소사...

 

괜찮아?

 

난 아무 죄 없어요

 

그렇지!

 

그런데 우릴
다 고소하겠다고?

 

단체 소송이 뭔지는
다 알고 있죠?

 

여자들 전체가
남자들과 싸우잔 거죠

 

두 쪽 차고 있는 놈들은

 

모두 법정으로 끌어내서
한판 해보자는 겁니다!

 

다른 여자들은 그간
우리 편을 들어줬죠

 

진실을 말해줬으니까요

 

어때요? 어때?

 

예상 못 했죠, 안 그래요?

 

안 그래요, 아가씨들?

 

우리의 굳은 단결을
깨뜨릴 사람은 없겠죠?

 

좋습니다! 힘냅시다

 

좋아요

 

샤프 동지와 여러분의
열렬한 지지 감사드립니다

 

모두 선서를 하기 전에
발언대를 쥐고 싶은 형제 있나요?

 

발언대를 쥐겠어요

 

정신 나갔군

 

썩 꺼지지 못해?

 

- 집에나 가봐
- 남자 동지를 요청했어요

 

발언할 남녀 회원이 있는 한
회의를 못 끝내는 게 내규죠

 

내 거시기나 만져라, 이년아

 

나는...

 

나는 아직 노조원이에요

 

- 왜 이래!
- 뭐야?

 

- 지껄여봐!
- 해봐

 

- 제 이름은 조시 에임스이고...
- 야, 조시!

 

옷이나 벗어봐

 

날 왜 노려보는 거야?
그러게 딸 간수 잘하지?

 

노조 내규에 따른
발언이야

 

다음 발언 차례를 기다려
지금은 조시 차례야

 

- 내가 다음 발언이야
- 지금은 조시 차례라니까!

 

발언대 쥐었잖아!

 

- 안 들려!
- 벙어리야?

 

아버지는 제 취직에
반대하셨죠

 

- 그렇겠지
- 크게 말해라!

 

제가 광부가 된 후로는
제게 말도 안 거셨어요

 

제가 광산을 닫으려고
이러는 줄 아세요?

 

걱정 마, 아가씨
그럴 일 없을 테니까

 

광산을 닫자는 게 아니에요

 

여러분과 동등하게
일하고 싶을 뿐이죠

 

주말마다 급료 받고
아이들 먹여 살리고

 

푼돈 남는 걸로
토요일엔 술도 한잔 하고요

 

여기 앉아 있는 여자들도
다 제 심정을 알 거예요

 

그간의 사정은
다 아시잖아요

 

- 시간 다 됐어!
- 우린 일자리가 필요해요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나쁜 일은 계속돼요!

 

- 3분 지났어!
- 제한 시간 없잖아요!

 

못 들었어?
꺼져!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나쁜 일은 계속돼요!

 

- 난 발언권이 있어요
- 이리 내렴

 

- 3분 지났어!
- 그런 규칙 없어요!

 

- 제발 이리 내렴
- 아버지

 

- 할 말 안 끝났어요
- 안다, 이리 내렴

 

- 행크, 어서 뺏어
- 빨리!

 

이리 오렴

 

내 옆에 서렴

 

- 집에 쫓아 버려
- 어서 보내!

 

난 행크 에임스입니다

 

- 평생 광부 일을 했죠
- 나도 그래!

 

오늘에 이르고 보니
광부인 제 자신이 부끄럽군요

 

회사에서 바비큐 파티할 때
딸과 아내도 종종 데려왔었죠

 

그때엔 단 한 명도
욕설을 안 했어요

 

창녀, 나쁜 년...
그런 험한 욕설을요

 

동료들 처자식들의 몸을
거칠게 움켜쥐거나

 

화장실 벽에 추잡한 그림을
그리지도 않았죠

 

정말로 추잡해요!

 

왜 이렇게 된 겁니까?

 

얘는 아직도 내 딸입니다

 

아닌가요?

 

내 딸자식이
이런 대접을 받다니

 

차마 눈 뜨고 못 보겠군요

 

여러분은
내 동료 아닌가요?

 

내 형제들...

 

이 방 안에는
내 친구는 하나도 없군요

 

여기 모인 사람들 중
수치스럽지 않은 광부는

 

내 딸 한 사람뿐입니다

 

'폴크 모텔'

 

용기가 대단하긴 하지
나쁜 놈들과 맞서 싸우는걸

 

날마다 버텨야 하는
우리 용기가 더 큰 거 아냐?

 

잔말 없이 꾹 참잖아

 

여긴 어쩐 일이야?

 

셰리가 쓰는 크림
검댕이 지우는 데 좋던걸

 

안 그래?

 

내 말이 틀렸어?

 

광산은 진작 때려치웠겠다
조시가 겁낼 게 뭐 있겠어?

 

- 남은 우리가 걱정이지
- 남 말이라고 쉽게 하네

 

미쳤으니까 겁이 없지

 

완전히 미쳤어

 

- 크림 좀 빌려줄래?
- 사서 써

 

- 반이나 덜어 갔잖아...
- 조시를 거짓말쟁이로 몰면서

 

아무런 가책도 안 느껴져?

 

죽지 못해 하는 일인걸

 

게다가 자술서에
이미 서명도 했잖아

 

이제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는 거야

 

안 그래, 베티?

 

맙소사...

 

젠장

 

새미의 아버지가
누구인가요?

 

아버지가 누군지는 몰라요

 

성관계를 가진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죠?

 

이의 있습니다!
원고의 성생활은 무관합니다!

 

기각합니다

 

피고 측 변호인, 지금 입장하는
저 사람은 누구인가요?

 

폴 라타밴스키 씨입니다
원고의 고교 선생님이었죠

 

반대 심문을 위해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

 

이의가 너무 많아서
시작조차 못 하겠네요

 

- 원고는 대답하십시오
- 다시 묻죠

 

- 원고, 새미의 아버지가 누구죠?
- 내 아들은...

 

이 일과 전혀 무관해요

 

고교 시절의 선생님이었던

 

라타밴스키와 원고가
성적 결합을 맺은 적 있죠?

 

결합이요?

 

바비
뭐라고 지껄인 거야?

 

원고, 16세 고교 시절에
학교 선생님하고

 

성관계를 맺은 적 있죠?

 

조시는 잠깐만 남아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하자

 

나중에 봐

 

좋아

 

바비 샤프 같은 녀석과
왜 어울리는 거야?

 

넌 미래가 밝아

 

저런 녀석과는
상대가 안 되지

 

내가 좋니, 조시?

 

- 선생님으로선 좋죠
- 그래?

 

넌 내가 가장 아끼는
제자란다

 

그런 말 했던가?

 

- 아니요
- 사실이란다

 

솔직히...

 

- 조시?
- 네?

 

스승 제자 관계를 넘어
더 가까워지고 싶단다

 

괜찮아

 

우리 친구할까?

 

- 왜 이러세요?
- 괜찮단다

 

- 뭐 하시는 거예요?
- 괜찮다니까

 

- 이러지 마세요, 선생님
- 괜찮다니까

 

비밀로 해줄게

 

싫어요, 싫어요

 

싫어요!

 

그만! 싫어! 싫어!

 

그만! 싫어요!
그만해요!

 

- 괜찮아, 괜찮아
- 그만해요!

 

그만!

 

원고가 강간당했단 걸
증명해줄 증인이 있나요?

 

샤프 씨를 뺀다면
목격자도 없고요?

 

없어요

 

강간 따위는 없었던 거죠?
원고의 성관계는 원래부터

 

- 좀 문란한 편 아닌가요?
- 이의 있습니다!

 

이건 미성년자
강간 혐의입니다!

 

- 말도 안 돼...
- 내 딸을 겁탈한 놈!

 

- 행크!
- 정숙! 집행관!

 

- 도와줘요!
- 퇴장시키세요!

 

- 어서 퇴장시켜요, 어서!
- 이거 놔! 놔!

 

다들 제 자리에 앉으세요

 

원고! 원고!
증인석으로 돌아오세요

 

원고!
증인석으로 돌아오세요

 

재판장님,
휴정 신청합니다

 

- 조시, 기다려
- 새미를 만나야만 해

 

오늘은 여기에서 자렴

 

이건 미친 짓이에요

 

애가 집에 들어올 텐데...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여기에서 자렴

 

시계 가져가지 말고

 

차라리 돈 줄 테니
가져가렴

 

아주 오래된 시계거든

 

그냥 구경만 했어요

 

엄마는 거짓말쟁이예요
강간당한 게 아니에요

 

재판에서 이기려고
거짓말을 한 거예요

 

위증을 하는 건
법에 어긋나는걸

 

감옥에 가둬야 해요

 

난 상관없어요

 

남들 말이 맞아요
창녀죠

 

엄마를 창녀라고 부르다니
법에 안 어긋날지 몰라도

 

- 듣기 굉장히 거북하구나
- 거짓말쟁이예요

 

아빠는 전사한
군인이라더니...

 

이제 와선
강간범이라고요?

 

- 진실을 밝히는 건 힘들단다
- 거짓말이라니까요

 

- 전 권리가 있고요!
- 그래, 권리 많겠지

 

화를 낼 권리도 있겠지

 

세상 전체가
다 밉살맞을 거야

 

세상을 미워하진 않아요

 

엄마가 밉죠

 

누굴 미워하는 건
힘든 일이야

 

인생을 증오로
낭비하고 싶니?

 

네 엄마가 정말 밉다면

 

어떤 이유로 미운지
신중하게 따져 보는 게 좋아

 

널 못살게 굴었니?

 

널 창피하게 여겼니?

 

네가 하키 경기를 해도
구경하러 오지도 않았니?

 

- 헐벗고 굶주리게 내버려뒀니?
- 절 바보로 아세요?

 

- 뻔한 수작 쓰지 마세요
- 뭐가 뻔한데?

 

우리 엄마는
그런 거 다 해요

 

그렇지

 

그래도 무조건 밉지?

 

네

 

엄마가 정말 싫어요

 

그래도 넌 행운아란다

 

넌 엄마를 포기했지만
네 엄마는 널 포기 안 했거든

 

너희 엄마가
너 정도 나이였을 때

 

아주 험한 일을 겪고서
널 임신하게 됐지

 

널 아기 때 포기했다면

 

엄마 인생은 쉬웠을 거고

 

비난할 만한 일도 아니었지만
아기인 널 포기하지 않았어

 

아직도 널 포기 안 했지

 

넌 엄마를 미워하고 있지만

 

묵묵히 기다리고 있지

 

네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지

 

- 가져가렴
- 네?

 

이걸 팔아 돈 마련해서
가출 비용으로 쓰던가

 

아니면 손목에 차던가

 

네가 알아서 하렴

 

친구로서 주는 선물이야

 

캐런, 이젠 자야지

 

오빠가 오면 깨워줄게

 

저예요

 

원치 않는 임신이었단다

 

엄마는 나쁜 일을 겪었고
그저 잊고만 싶었단다

 

배는 자꾸만 불러 갔고
나쁜 기억은 떨쳐지질 않았어

 

뱃속에 아기가 있다는 게
도저히 실감나질 않았어

 

그게 바로 너였어

 

그날 그 남자가 한 짓은...

 

내 인생을 바꿔 놨단다

 

내 생각엔...

 

내 생각에는...

 

뱃속의 아기조차도
괴물처럼 여겨졌어

 

난 겁탈당한 여자였고
뱃속의 아기는...

 

괴물 같았지...

 

그 날의 악몽이 낳은 괴물

 

네가 태어난 이후로
이 순간을 늘 두려워했단다

 

이제 우리 사이에
비밀은 없도록 하자

 

어느 날 저녁

 

침대에 누워 있는데...

 

아기가 뱃속에서
움직였단다

 

조그마한 나비가
날개를 퍼덕이듯...

 

그 순간 이 엄마는...

 

깨달았단다

 

넌 그 남자 아기가 아니라...

 

내 아기라는 것을...

 

넌 내 아기야

 

우리는 평생 함께 할 거야

 

너와 이 엄마!

 

그 추악한 일은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네 엄마 노릇을 위해서
난 못 할 짓이 없단다

 

진작 말을 할걸...

 

이젠 끝장이지?

 

아직 아니지

 

증인, 합의된 성관계와
강간의 차이점은 아시죠?

 

당연하죠

 

그때 조시처럼 즐기면서
재미를 보고 있었다면

 

절대로 강간이 아니죠

 

혹시 성경험이 없나요?

 

- 그럴 리가 있나요
- 무관한 질문입니다!

 

제 의뢰인의 성생활은 문제되고
증인 성생활은 무관한가요?

 

무관합니다
이의 인정합니다

 

- 왜 안 도우셨나요?
- 이의 있습니다

 

조시가 당하는 걸 봤죠?

 

원고 측의 강간 주장은
증명되지 않은 주장입니다

 

이 증언 역시 마찬가지죠
위증임을 증명하려는 겁니다

 

임시적으로 허용하겠소

 

바비?

 

조시가 강간을 당하는데
왜 도와주질 않은 건가요?

 

아무리 얕은 수작으로
꼬투리를 잡으려고 해도

 

- 강간은 아니었다니까요
- 증인 전력을 조사했더니

 

- 겁이 많은 편이라던데요?
- 어떤 인간이 그러던가요?

 

- 내 앞에선 그런 말 없던데
- 그럼 빨간 하키 선수인가요?

 

- 그게 무슨 소리죠?
- 예전에 코치가 그러더군요

 

이기든 지든 간에
피 터질 때까지 하라고요

 

좋은 코치로군요

 

그랬죠

 

코치님 말을 빌자면

 

증인은 노란 선수에
해당하죠

 

상황이 힘들어지면
오줌 지리는 겁쟁이요

 

-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 기각합니다

 

친구가 선생님에 당하는데
그냥 두고 도망을 쳐요?

 

- 그런 게 아닙니다
- 재판장님!

 

- 이의 인정합니다
- 차라리 직접 돕지 그랬어요?

 

- 친구 다리라도 벌려 주시지?
- 원고 측 변호인!

 

광부들은 강철 사나이라죠?

 

증인은 예외입니다

 

물러 터진 비겁자죠!

 

계속 거짓말을 할 겁니까?
사내답게 진실을 말할 겁니까?

 

- 이의 있습니다
- 거짓말 아니에요

 

- 이번에도 줄행랑치고 싶죠?
- 엿 먹어

 

- 그만하십시오!
- 또 도망을 치게?

 

- 난 도망 안 쳤어!
- 이번엔 피 터지도록 싸워봐!

 

어쩔 거야? 노란 선수?

 

빨간 선수?

 

노랑? 빨강?

 

- 노랑이야, 빨강이야!
- 그럼 날더러 어쩌라고!

 

강간당하고 있었죠?

 

그래요

 

증인은 도망쳤죠?

 

그럼 어쩌라고요...

 

어쩔 도리가 없단 겁니까?

 

힘을 가진 자들이
힘없는 자를 괴롭히는데?

 

우선은 맞서서
일어서야죠

 

일어서서
진실을 밝혀야죠

 

당당하게 맞서서

 

친구를 지켜 줘야죠

 

- 이의 있습니다
- 당당히 일어서야죠!

 

비록 혼자일 뿐이라도!

 

- 일어서야 합니다
- 좋습니다

 

- 원고 측 변호인 심문 마쳤으면...
- 실례합니다!

 

이 무슨 소란이요?

 

이 사람은 글로리입니다

 

피어슨 광산에서 일했었죠

 

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

 

내 이름은 글로리다

 

난 아직 안 죽고 살아 있다

 

조시를 위해 일어서겠다

 

- 재판장님!
- 원고를 세명 확보하면 됩니다

 

아직 두 명입니다

 

준비됐니?

 

만세!

 

좋았어

 

- 좋았어!
- 좋아요

 

당신 아들이 부자 됐다고
나한테 뽐내던걸

 

- 정말?
- 자동차 사주실 거죠?

 

- 넌 운전하기엔 아직 어려
- 그래서요?

 

왜 멈추셨어요?

 

나중에 차를 사려면
운전부터 배워 둬야지?

 

운전교습 제 1강

 

운전수는
운전석에 앉는다!

 

어서 옆자리로 옮기렴

 

안전벨트 매야지

 

좋았어

 

- 이젠 뭐 하죠?
- 잘 들어

 

액셀러레이터는
부드럽게 밟아야지

 

도로 벗어나지 말고

 

출발

 

시간이 지나면
차차 나아지겠지

 

천천히!

 

경주하듯 몰지 말고
천천히

 

운전에 소질이 있네

 

사건의 실제 주인공들은
메사비 철광의 여성 노동자들이다

 

비록 보상금 액수는 적었으나
그들은 중요한 성과를 쟁취했다

 

경영자 측으로선
끝까지 양보할 수 없었던

 

성희롱 금지 및
여성 보호정책을 얻어내었으며

 

모든 여성들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실제 소송에 참여했던 여성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그들의 용기와 존엄성
기념비적인 승리는

 

북부 광산촌을 넘어서
전 세계에 빛을 던져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