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ome.Hazard.2013.720p.BluRay.x264-WiKi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아폴론시네마

 

믿기 힘들 겁니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름은 이시가미 타케토

 

나이는 서른넷...

 

오늘로 서른다섯이 됐어요

 

난 평범한 사람입니다

 

살면서 남한테 피해를 주거나

 

크게 잘못한 일도 없어요

 

내 아내도 마찬가지구요

 

디자인 회사에서
일러스트를 그립니다

 

작년에 공모전에 당선돼서
직장을 얻었고

 

아내를 만나서

 

결혼한 지
한 달 밖에 안 됐어요

 

이시가미씨, 선물이에요

 

뭐라고 쓴 걸까?

 

다시 돌아온 생일

 

당신도 돌아올 수 있다면

 

아내가

 

한국말 배웠어요?

 

아니요

 

그럼 부인이?

 

아니요

 

미유키

 

며칠 동안

 

이상한 일들이 있었지만

 

별로 신경 안 썼어요

 

행복했으니까...

 

다녀왔어

 

뭐해?

 

문도 안 잠그고
전화도 안 받고

 

결혼하고
첫 번째 기념일이네

 

올해는 직장도 얻고
자기랑 결혼도 하고

 

최고의 생일이야

 

이제 그만 나오지

 

어젯밤에

 

처음 만나 데이트 했던 곳
생각난다고 했지?

 

오랜만에 가불까?

 

대관람차도 타고
맛있는 것도 먹고

 

미유키?

 

왜 그래, 미유키?

 

무슨 일이야?

 

이시가미 타케토

 

미유키 집입니다

 

지금 우린 없어요

 

'삐'소리 후 메모 남겨줘요

 

피―

 

여보세요? 당신...

 

집에 있어?

 

여보세요?

 

미유키!
정말 미유키 맞지?

 

지금 어디야?

 

친정에 왔어

 

친정?

 

엄마가 몸이 안 좋으셔서

 

오늘은 여기서 자고

 

- 내일 갈게
- 미유키!

 

정말 당신 맞지?
살아있는 거지?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내일 봐
그만 끊을게, 잘자

 

잠깐만, 내가 거기로 갈게

 

여보세요?

 

미유키!

 

미유키

 

미유키

 

누구야?

 

왜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와!

 

죄송합니다
문이 안 잠겨있어서

 

경찰에서 나온 겐자키입니다

 

근처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해
수사 중입니다

 

조사할게 있는데
지금 혼자 있습니까?

 

안에 또 누구 계십니까?

 

나밖에 없어요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요

 

아내는 친정에 있고
그러니까 다음에 다시 와주시면

 

왜 이렇게 당황하세요?

 

뭐 숨기는 거라도 있어요?

 

시신도 피도 없어졌어요

 

이게 다 뭡니까?

 

생일이라고
아내가 한 거 같은데요

 

친정에 있다면서요

 

친정이라고 전화가 와서...

 

그럼 혼자 뭐하고 있었어요?

 

나도 좀 전에 집에 와서...

 

정말 이 집 주인 맞아요?

 

네

 

뭐라고요?

 

그게 무슨?

 

이시가미 타케토씨가 맞느냐고요

 

지금 날 의심해요?

 

조사에 협조 부탁하는 거니까

 

같이 경찰서로 가시죠

 

내가 왜요?

 

임의로 강제 동행할 수도 있어요

 

촛불부터 끄고

 

불나면 안 되잖아요

 

당신 집인데

 

운전 할 수 있지?

 

괜찮아
택시 타고 갈게

 

난 여기서 회사가 가까워

 

금요일까지 기사 마감이라

 

당분간 집에도 못 들어가

 

배웅도 못 해주겠네

 

미안해

 

일본에 올 때마다...

 

네가 특파원으로 도쿄에 살 땐

 

내가 신세졌잖아

 

근데 왜 여기서 만나재

 

이 동네서 데리고
나올 사람이 있대

 

저기... 어느 서로 가는 거죠?

 

이름이 뭡니까?

 

네?

 

당신 이름

 

이시가미 타케토요

 

'오진우'라는 한국남자

 

기억나요?

 

한국 남자?

 

차 세워 봐

 

당신들 경찰 아니지?

 

차 안 세우면 신고하겠어

 

'오진우' 알지?

 

도대체 우리한테 왜 이래요

 

우리?

 

미유키도 당신들이 그런 거지?

 

미유키?

 

묻지 말고 답만 해, 새끼야

 

'오진우' 기억 나?

 

안 나?

 

가요, 빨리!

 

가자구!

 

부탁해요

 

제발 도와주세요

 

야쿠자예요?

 

아니에요

 

무슨 일 저질렀어요?

 

아니요

 

그럼 왜 쫓기는 건데요?

 

일단 경찰서로 가죠

 

또 왜 이래!

 

아내가 죽었어요

 

아니

 

살아있는지 확인해야 됩니다

 

지금 당장!

 

조금만 도와주세요

 

부탁합니다

 

한국사람이라서
길을 잘 몰라요

 

직접 운전할래요?

 

난...

 

운전 못해요

 

누구세요?

 

장모님 이시가미예요

 

네? 누구라고요?

 

이시가미 타케토요

 

미유키가 여기 와있다고 해서요

 

집 잘못 찾았어요

 

여보세요?

 

장모님!

 

니시하라?

 

뭐가 이상해요?

 

결혼하기 전
아내 이름이 '쿠보타'예요

 

쿠보타 미유키

 

분명히 이 집인데

 

저 개도 맞는데

 

저기요

 

이제 우리 여기서 그만...

 

갑자기 기억이 안 나요

 

전화번호도 집도...

 

뜨거운 거 한 잔 할래요?

 

일단 경찰에
신고하는 게 어때요?

 

그 놈들도 처음에
경찰이라고 했어요

 

경찰한테 쫓기는 거예요?

 

가짜였어요

 

아니,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혹시 주변에
원한 관계가 있다거나

 

그럴 일도 없고

 

그럴 사람도 없어요

 

우리를 죽여서 얻을 것도 없고

 

죽여?

 

우리?

 

죄송한데요

 

- 네?
- 혹시

 

여기 누가 앉아있지 않았나요?

 

농도 5프로의 살리실산 메틸

 

상처에 바르면
피부에서 열을 흡수해

 

통증을 없애고

 

염증도 막아준다

 

여기가 어디지...

 

조금만 늦게 연락했어도
신고할 뻔했어요

 

이 대학교 다녔어요?

 

아니요

 

근데 여기까지 끌고 와?
운전도 못한다면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정말 고마웠어요

 

잠깐만!

 

그대로 가면
정말 신고할 거예요

 

자켓에 있었어요

 

무슨 추적 장치 같은데

 

그 사람들 정말 수상해요

 

그쪽은 더 수상하구요

 

갈 데도 없고
지갑도 없다면서요

 

같이 있죠

 

아침까지 살고 싶으면

 

스트론튬

 

네?

 

전구에서 스트론튬 염이
발화하면서 불꽃을 내요

 

조명가게도 했어요?

 

기억이 안 나면
기록이라도 해둬야죠

 

우선 이름, 나이
직업부터 시작할까요?

 

나를 취재하려는 거예요?

 

도와주려는 거예요

 

그런다고 더 나아집니까?

 

더 나빠질 것도 없잖아요

 

믿기 힘들 겁니다

 

나도 그랬으니까

 

왜 경찰서에 안 가려는 진
알 것도 같네요

 

사라진 시신 말인데

 

정말 부인이었다고 확신해요?

 

친정에서 전화한 사람은요?

 

그런 일 할 사람 없다고요!

 

한 아내가 갑자기
두 여자가 됐다

 

그런 일도 있을 수 없죠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확실히 봤고 들었어요

 

내 아내였다고!

 

내 말은

 

그쪽 머리가 이상해진 거
아니냐는 거예요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어

 

나도 믿고 싶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이
눈 앞에서 죽어있었다고!

 

경찰에 맡기면

 

그게 다 사실이 될까 봐
두렵다고요

 

호텔 비는 계산해 놓을 테니까

 

나가지 말고 있어요

 

한 번 더 증인을 만나고 싶으면

 

증인?

 

나 말고

 

누구 또 있어요?

 

혹시 생각나는 것 있음
여기에 쓰세요

 

기억이란 거

 

별로 믿을 게 못 돼요

 

기록이 확실하지

 

돈은 꿔 주는 거예요

 

치매는 아주 슬픈
병이라고 할 수 있죠

 

아직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습니다

 

오랫동안 뇌를 연구하다가

 

특이한 유전자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아주 옛날

 

조상들의 뇌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오랜 세월을 거쳐

 

뇌세포 DNA의 일부가 돼버린

 

유전자 바이러스였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의 뇌세포에 들어가
휴면 상태에 있던 바이러스가

 

어느 날 어떤 계기로 깨어나

 

뇌세포를 파괴시키면서

 

치매가 발병한다는 겁니다

 

그게 사이언스지에
발표하셨던 내용이죠?

 

네

 

그 바이러스를 해명하여
추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세계 최초로요

 

이게 다 뭘까...

 

그렇다면 조만간 치매 치료제를
기대해도 된다는 말씀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 정부는
200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친정에 왔어

 

내일 갈게

 

지금 거신 번호는

 

현재 없는 번호입니다

 

확인 후 다시...

 

신주쿠에 있는 디자인 회사인데요

 

네, 자세한 주소와
이름을 말해주실래요?

 

회사 이름이...

 

고객님

 

근처에 알만한 건물이라도 있나요?

 

여보세요?

 

죄송해요
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요

 

이부키...

 

이부키!

 

이시가미

 

어쩐 일이야?

 

어젠 약속이 있어서
가게 문 일찍 닫았어

 

미유키도 친정에 일 있다고
해서 일찍 갔고

 

넌 어떻게 된 거야?

 

우리 집에 전화 좀 걸어줘

 

직접 걸지, 왜?

 

기억이 안 나

 

메모 남겨줘요

 

새벽까지는 이 번호도 기억했어

 

근데 갑자기 모든 게 헷갈려

 

너 원래 기억력이 안 좋았잖아

 

너도 못 믿겠단 거지?

 

그럼 경찰에는...

 

이부키
우리 집에 갔다 와 줄래?

 

난 너네 집 모르잖아

 

약도 그려줄게
미유키가 오늘 온다고 했어

 

이제 오른손 쓰네?

 

다빈치나 미켈란젤로도
왼손잡이라고 자랑하더니

 

카마쿠라에 있는 미술학교인데
위치 좀 알아봐줘

 

'이시가미 타케토'라고 아세요?

 

몰라요

 

일 년 전에 그만뒀어요

 

부모님 돌아가신 후

 

무슨 공모전 내본다고
도쿄로 갔대요

 

그 후로 아무도 소식을 몰라요

 

드세요

 

여기 사진에는 없네요

 

있잖아요

 

이 사람

 

이부키?

 

밑에 층 다 뒤져, 서둘러

 

이부키도
아니 누구도 못 믿겠다

 

믿을 수 있는 건 이 기록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뭐야, 당신?

 

미친 거 아냐?

 

야, 임마!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어

 

이러다 내 집도
잊어버리는 게 아닐까

 

그 전에 돌아가고 싶다

 

거기서 죽는 한이 있어도

 

미유키를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미유키...

 

누구세요?

 

당신은 누구세요?

 

왜 이래요?
집 잘못 찾았다고요!

 

뭐야, 당신?

 

어제까지도 내 집이었는데

 

뭔 소리야? 얼른 나가

 

언제부터 살았어요?

 

이사 온 지 반 년 됐어요!

 

반 년?

 

빨리 나가라고!

 

신고해

 

내 운명의 증인이
되어줘서 고마워

 

그쪽 말대로

 

내 머리가 이상해졌어요

 

밥은 먹었어요?

 

친구 집인데
편하게 있어도 돼요

 

러브모텔보단 낫겠죠

 

한국 라면이라도 괜찮죠?

 

한국에선 이 냄비에
끓인 맛을 최고라고 해요

 

먹어봐요

 

알루미늄 냄비가 치매를
일으킨다는 설이 있어요

 

도대체 그런 건
다 어디서 배워요?

 

미안해요

 

그쪽 집이라는 주소엔

 

다른 부부가 살아요

 

6개월 전부터

 

그리고
어제 같이 갔던 동네에는

 

'쿠보타'씨 집은 없어요

 

즉, 미유키씨
친정집도 없는 거죠

 

나나미씨라고 했나?

 

그 사람은
이시가미 타케토를 모른대요

 

누구요?

 

나나미씨
제일 친한 친구라면서요

 

이부키라고 안 했나요?

 

지금 나 간봐요?

 

거짓말이든 바보짓이든
하나만 하라고요

 

내 기억이 변했어요

 

그냥 먹읍시다
치매 걱정 말고

 

마음이라는 것도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이

 

대뇌에서 화학 변화를
일으켜서 생겨요

 

기쁨, 슬픔, 분노
사랑이라는 감정도

 

생화학으로 설명이 가능해요

 

기억도 마찬가지죠

 

뭘 기억할 때도

 

시냅스에서 방출하는 전기신호가
화학신호로 바뀝니다

 

그때 어떤 변화가 생기면

 

기억이 지워지기도
다른 걸로 변할 수도 있죠

 

잠깐만요

 

뭐라는 거예요?

 

내가 뭐라고 한 거죠?

 

그려봐요

 

네?

 

그림 그린다는 거
증명해 보라고요

 

뭘 봐요?

 

그려보라면서요

 

나 말고...

 

알파 광고는
언제부터 다녔어요?

 

어디요?

 

작년에 공모전에 당선돼서

 

입사했다면서요

 

알파 광고!

 

맞다

 

올해 1월부터요

 

그 전에는요?

 

미술학교 강사하다가

 

토리야마 미술학교

 

그걸 어떻게?

 

모텔에서 말했잖아요

 

알면서 왜 물어요?

 

가시죠

 

어딜요?

 

그쪽 집이요

 

원래 기억력이 안 좋았어요

 

교통사고를 당했었는데

 

그 후로 기억이 띄엄띄엄 했어요

 

남 얘기처럼

 

지나간 걸 다 기억하는
사람은 없어요

 

힘든 기억은 억지로라도 잊죠

 

문제는

 

있지도 않았던 걸
기억하는 거지

 

그쪽처럼

 

여긴 어때요?

 

어제 우리가 만난 곳과
가까운 덴데

 

뭐해요?

 

갖고 있어요

 

뭔데요?

 

사염화주석 가루예요

 

물이 닿으면 염화수소가 발생하는데

 

냄새가 최루탄 정도는
비교도 안 돼요

 

이런 건 어디서 났어요?

 

차에 있어요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도망치세요

 

젠장!

 

안 켜졌다면서요

 

촛불은요?
누가 와서 치운 것도 아닐 테고

 

혹시 미유키씨가?

 

낮에 이부키가 대신 왔었어요

 

낮에 와서 전기까지 고쳤다고?

 

베란다 열려있네요

 

직접 그린 거예요?

 

밤에 볼 때와 낮에 볼 때가
다른 컨셉이죠

 

잠깐만

 

뭐예요?

 

루미놀 반응

 

피는 닦아도 흔적이 남아요

 

급소를 맞아서

 

피가 별로 안 난 거야

 

당신 진짜
그림 그리는 사람 맞아요?

 

생각해봐

 

촛불의 의미를

 

생각하는 거야

 

아무튼

 

알았으니까 일단 나가죠

 

또 경찰서로 가나?

 

대체 이 코미디는
언제 끝나는 거야?

 

우린 당신을 보호하는 거예요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가 죽어요

 

고마워, 눈물 나겠네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 일은

 

그 사람한테

 

당신을 무사히
데려다 주면 끝납니다

 

그냥 여기서 끝내지

 

너무 힘든 하루였어

 

옆으로 붙여봐!

 

연기나 연기!

 

냄새나!

 

이 사람 뭐야?

 

이시가미

 

집에 온 놈들과 한패지?

 

네가 불렀어?

 

너도 한패야?

 

오해야

 

너는 아는데
난 모르는 게 뭐야!

 

말할게

 

그 사람이

 

널 안다고 찾아왔어

 

네가

 

어떤 병에 감염됐대

 

바이러스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고

 

조짐이 보이면

 

연락하라고 했어

 

나도 네 상태가 걱정되니까...

 

병?

 

무슨?

 

몰라

 

진짜야

 

담배는 언제부터 피운 거야?

 

아무튼 여러 가지로 미안하다

 

미유키 일은?

 

낮에 네 집에 가봤는데
아무 것도 없었어

 

누가 흔적을 없앴는데

 

혈흔이 나왔어

 

피가?

 

어디서?

 

나는

 

못 봤는데

 

거실에 걸린 그림 봤어?

 

지구 그림?

 

맞아
그 그림 밑에서

 

그럼

 

정말로 미유키가 죽었다고

 

진짜로 믿는 거야?

 

나도 뭘 믿는 건지 모르겠어

 

이젠 나 자신을 못 믿겠다

 

이시가미

 

일단 가볼게

 

저 여자는?

 

내 운명의 증인

 

안지 일 년밖에 안 됐지만

 

매일 만난 친구예요

 

아내도 저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부인 건가요?

 

아니요

 

일본에서 만나기로 한
제보자가 있었어요

 

그건 그 여자 건데

 

그쪽 집에서 나왔어요

 

왜 우리 집에?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내 일이라서 말하는 거예요

 

그 여잔 실종된
한국인 남편에 대해서

 

제보할 게 있다고 했어요

 

근데 당신은 남편이 아니잖아

 

그럼 도대체 내 일과
당신이 무슨 관계냐고!

 

내 생각 말해줘요?

 

당신은 두 집 살림을 했어

 

그래서 부인이 둘이었지

 

그 중 한 명이 죽은 걸 보고

 

충격 받아 기억들이 뒤섞였어

 

두 여자를 한 여자로 착각한 거지

 

그게 말이 돼요?

 

말이 안 되죠

 

당신은 한국인이 아니니까

 

근데 당신이 원래는
다른 사람이었다면 말이 돼요

 

다른 사람?

 

다른 사람

 

기억이 변했다?

 

기억이 뭔데?

 

아미노산이 뭐 어째?

 

기억은 나야
나 자신이라고

 

기억이 달라졌다는 건

 

내가 다른 사람이 됐다는 거라고

 

도대체 당신 누구예요?

 

그래

 

그 사람이 나하고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지만

 

이 여자가 그 사람 부인이고

 

약병도 그 사람 거겠지

 

잘못 찾아간 집도
원래 그의 집이었을 테니까

 

그 부부 찾아가 물어보라고
나한테 따지지 말고! 제기랄

 

나도 이 거지같은 상황
누가 설명 해줬으면 좋겠어

 

근데 아무리 그래도

 

한국 사람이었군요

 

내가요?

 

대학교도 약병들도 이 손도...

 

내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 의 기억일까?

 

그 사람이

 

어떻게 내 안에 들어왔을까...

 

사진 봤어요?

 

어디예요?

 

팩스로 보낸 사진 봤냐고요?

 

봤어요

 

그 남자 알아요?

 

몰라요

 

잘 봐요
모르면 어떡해

 

모르면 안 되는 사람입니까?

 

딴 사람은 몰라도

 

그쪽은 알아야 되는 사람이에요

 

누군데요?

 

이시가미 타케토

 

지금 토리야마 미술학교에 와 있어요

 

내 눈엔 안 닮은 거 같은데

 

어때요?

 

그 남자는 왼손을 쓰는데

 

당신은 오른손으로 그렸어

 

성형수술 했다 해도
손까지 바뀌진 않죠

 

누가 진짜 이시가미일까요?

 

실수로 사진이
바뀔 수도 있잖아요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만약 공모전에 참가한 이시가미와

 

상을 받은 이시가미가
다른 사람이라면요?

 

작년 9월
미술학교를 그만두고

 

상을 받은 10월까지는
2주간이에요

 

그 사이에
그쪽은 이시가미 됐고

 

알파 광고에 입사했고

 

미유키씨를 만나서 결혼도 했어요

 

자기가 그 남자라고 생각하면서

 

진우!

 

나나미?

 

오진우가 내 이름이란 것도
이제 알았어

 

기억상실이었어?

 

몰라

 

일 년 만이야

 

여기 나타난 게

 

다들 죽었거나

 

납치됐다고 생각했어

 

내가 여기서 하던 일이 뭐야?

 

참나...

 

예전에 너라면

 

내 이름은 잊어먹어도

 

네 연구는 안 잊었을 거야

 

중학생 수준으로 말씀해 주시면...

 

뇌 세포를 죽이는 바이러스의
염기배열을 변형시켜

 

공격성이 없는 놈으로
바꿔준다는 거죠

 

그게 우리가
하고 있는 연구인데

 

우연히 이 친구가
놀라운 걸 발견했어요

 

변형시킨 유전자 바이러스가

 

사람 뇌에 흐르는 기억정보를
자기 유전자의 염기배열로

 

흡수할 수도 있다는 거였죠

 

쉽게 말해서

 

원래는 기억을 지우는 놈을

 

기억을 저장하는 놈으로도
바꿔줄 수 있단 얘깁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유전자를 조작한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시켜

 

기억 정보를 흡수하게 한 후

 

다시 혈액을 통해 추출해내서
보관하는 거죠

 

정자은행처럼요

 

나중에 그 사람이
치매로 기억을 잃어버리면

 

바이러스에 보관된
기억을 되돌려 주는 겁니다

 

바이러스란 게 참 놀랍네요

 

근데 어떻게 한국인이
일본연구소의 팀장으로?

 

사토 박사님의 초빙으로요

 

국립이과대학
교환교수로 와있었거든요

 

이 친구 천재 화학자예요

 

그런데

 

치매를 고치겠단 사람이

 

치매에 걸려왔으니...

 

우리 집이 어딘지 알아?

 

혼마치

 

거긴 반년 전부터
다른 사람이 살아

 

유리씨가 이사했나?

 

유리씨?

 

아내 이름도 잊어버렸어?

 

니시하라 유리

 

한유리?

 

재일교포라
양쪽에서도 불리기 쉽게

 

'유리'로 지었군요

 

어때요?

 

자기를 찾은 기분이

 

내가 자주 잃어버려서
비상키를 놔두는 습관이 있는데...

 

아는 사람이에요?

 

전철역!

 

전철역, 맞지?

 

당신 뭐야?

 

왜 날 따라다녀?

 

자기가 따라오곤
왜 나한테 그래

 

비키쇼, 얼른!

 

어?

 

오래 세워 둔 거 같은데
여기서 뭐했어요?

 

화장실 급해서
그러니까 비키시라고!

 

아이참, 진짜
아주 똥을 싸고 있네, 진짜

아니

 

당신은 날 찾을 수 없었어

 

꼴랑 사진 몇 장하고
역 이름 하나로 찾은 거여, 내가

 

그 전철역을 어떻게 알았냐구!

 

한 달 전에
사모님한테 딱 걸리셨잖아

 

그래도 형씨 정도면
이 바닥에서 전설로 남을 거여

 

한 달 전?

 

유리라고!

 

안 돼!

 

근데 왜 날 보고 왜 도망쳤어?

 

내가 남편이랑
인사할 일이 있어?

 

손 대면 안 돼요

 

한유리씨 맞아요?

 

구조식이에요

 

유전자 구조식

 

둘 다 화학을 전공했고

 

초 모으는 게 아내 취미여서

 

기념일이 되면
이렇게 장식했었어요

 

그걸 다른 사람도 아나요?

 

그럼 그 날 밤 초를 켠 건

 

한유리씨네요

 

남편이 기억상실이라고 생각했어요

 

생일을 맞아
남편을 되찾으려 한 거죠

 

옛 기억이 되살아나게

 

초를 켰고

 

오래 보도록 전기도
안 켜지게 한 거죠

 

촛불 때문에 어렴풋이 기억이
돌아온 건지도 몰라요

 

그럼 범인은 그걸
원치 않았다는 건데

 

초는 왜 계속 켜놨을까요?

 

때마침 내가 집에 온 거죠

 

범인은 집 안에 있었던 거야

 

나까지 죽여야 했으니까

 

그때 하필 경찰이 찾아왔고

 

급한 대로 시신부터 치운 거죠

 

베란다?

 

안에 또 누구 계십니까?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요

 

시간이 없어서
시신과 피만 치운 거예요

 

내가 나간 뒤에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해놓고

 

여기로 옮겨 놨어요

 

시신을 함부로 하지 않은 걸 보면

 

일반 살인범은 아닌 것 같아요

 

놈은 나를 잘 알고 있어요

 

내가 이시가미로 살고 있다는 것도

 

오진우로 돌아오면
안 될 이유가 있는 사람

 

짐작 가는 사람 있어요?

 

연구소 사람

 

어쨌든 경찰에 신고하죠

 

잠깐만요
이유를 알아야 돼요

 

아내를 저대로 놔둘 거예요?

 

이유는 경찰에 맡겨요

 

이젠 믿어줄 거야

 

내가 증인이잖아요

 

미유키

 

무사한 거야?

 

다 나 때문이야

 

미안해, 미유키

 

오진우가 누구야?

 

왜 다들 그렇게 불러?

 

그게...

 

당신이

 

정말 그 사람이야?

 

정말이구나

 

나...

 

정말로 당신을

 

사랑했는데...

 

나도 사랑했어

 

아니

 

사랑해, 진심이야

 

지금은 뭐라 해도 못 믿겠지만

 

그런 말은 얼굴 보고 하셔야죠

 

미유키한테 무슨 말 한 거야!

 

그 귀여운 아가씨는
계속 붙이고 다닐 겁니까?

 

타세요

 

내가 지금 가면 못 올지 모릅니다

 

유리, 부탁합니다

 

난 한 번도

 

내 기삿거리를 놓친 적 없어요

 

연락 기다릴게요

 

내 아내는?

 

사모님께서는 안정이
필요할 것 같아서

 

좋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저 분을

 

사모님이라고 불러도
될 진 모르겠지만

 

몇 시간 후면
다 이해될 겁니다

 

담배 생각은 좀 날 거야

 

이거 꼭 기억해 둬요

 

오늘 이후로

 

우리가 친구가 될지도 모르니까

 

서울

 

조용히 모시려 했는데
잡음이 많았죠?

 

유강진입니다

 

이시가미 타케토씨 인가요?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거야?

 

일단 앉으시죠

 

서울에 온 소감은 어때요?

 

원하는 게 뭐냐고!

 

일 년 전 당신께
좋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안?

 

일단 내가 누구하고...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

 

당신들 뭐 하는 사람이야?

 

뭡니까?

 

제안이란 게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인데요

 

정말 몰라요

 

저 방엔 카메라가 없을 텐데요

 

딴 사람은 몰라도 그쪽은
꼭 알아야 되는 사람이에요

 

어차피 죽을 사람이야

 

박사님 어떻게 된 거예요?

 

- 경비 부를게요
- 안 돼!

 

우리만 아는 걸로 하자

 

바닥에 배양액이 다 흘렀어요

 

피를 흘려서 감염됐을지도 몰라요

 

이미 감염됐어

 

이게 그 피야

 

언제까지고 동물실험만
할 순 없잖아

 

경비실!

 

경비...

 

이시가미는 어떻게 됐죠?

 

바이러스는 숙주가 죽으면
살지 못해요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숙주가 필요하고

 

무사히 옮겨지면 순간에 증식해서

 

세포들을 죽여요

 

그게 '감염'이라는 거죠

 

내가 유전자를 조작한 바이러스가

 

이시가미의 기억을 흡수했어요

 

그게 내 머리로 옮겨온 겁니다

 

유전자 바이러스는
인간 DNA에 비해

 

정보량이 턱없이 적어요

 

기억을 전부 옮기기엔
시간도 부족했죠

 

그래서 나한테 과거가 없었던 겁니다

 

얼굴이 바뀐 것조차 몰랐으니까

 

내가 괴물을 만들었어요

 

한국 방송국에서
나한테까지 연락이 왔어

 

정말 안 돌아가도 돼?

 

사토 박사에 대해서 알고 싶어

 

도와줄 수 있어?

 

두 장의 겹쳐진 그림

 

한 장 밑에 또 한 장

 

위에는 지구

 

아래는 바다

 

빛이 닿는 순간

 

위에 덧칠한 물감은 사라지고

 

아래에 칠해진 물감이 드러난다

 

일 년간

 

이시가미의 기억이
내 머리 속을 덮고 있었어

 

그러다 요 며칠 사이에

 

아래에 깔려있던
내 기억이 돌아온다

 

일 년...

 

왜 일 년이 지나서일까?

 

그것도 갑자기

 

게다가 아주 빠르게...

 

연구원들은 반드시 기록을 남겨요

 

내 연구파일을 찾아와야 돼요

 

어차피 당신들에게
중요한 건 그거잖아

 

내 머리가 아니라

 

한국에 없는 건 확실하죠

 

저녁은 도쿄에서 먹겠네

 

안내해 주실 거죠?

 

담배 생각이 좀 나네

 

아니

 

내 거 있어요

 

촛불 때문인 줄 알았는데

 

기억이 돌아온 거 말이에요

 

뭐라고?

 

바이러스가 변형시키기 전
상태로 돌아가버렸어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했기 때문일 거야

 

무슨 말이야?

 

불로불사의 꿈이
일 년 짜리였다고

 

- 수작 부리지 마세요
- 똑바로 들어

 

이시가미를 옮긴 놈들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면서

 

내 기억도 돌아온 거야

 

덮어 쓴 기억이 지워지면서...

 

이 연구는 완전히 실패한 거야

 

너희가 포기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어

 

나에게 문제가 생겼어

 

그럼 넌 어떻게 되는 거야?

 

죽거나

 

아무도 아니게 되거나

 

이걸 누르는 순간
니트로글리세린 원액이 나와

 

두 방울로도 순식간에
기체로 변하면서

 

압력은 2만 기압
열은 5천도 이상 올라가지

 

이 차 정도
날리는 건 일도 아니야

 

난 죽을 각오가 돼있어

 

너희는 어때?

 

도대체 뭐가 널
그렇게 만드는 거야?

 

꼭 해야 될 일이 있어

 

그때까지는 죽을 수 없어

 

도쿄

 

어떻게 지냈나?

 

잘 아실 텐데요

 

정말 기억이 돌아온 건가?

 

불행하게도

 

일 년 전, 자네가 만든
바이러스 배양액이네

 

지금은 모두 변형시키기
전의 상태로 돌아갔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겠나?

 

다시 발병체로 돌아간 거죠

 

서서히 진행되는
치매의 경과와는 달리

 

자고 있던 놈들을
일부러 깨워 놨기 때문에

 

곧바로 뇌세포를
파괴시킬 겁니다

 

내 기억이 다 돌아오는 대로

 

치매가 발병하겠죠

 

아니, 이미
시작했을지도 모르지

 

더 나빠지기 전에

 

연구기록만 찾아주게

 

그동안

 

오류를 해결해보려고
했지만 허사였어

 

자네가 만든 거니

 

자네만의
노하우가 있었을 거야

 

기록만 넘겨주면

 

발병을 막아보지

 

내가 시작했으니

 

내가 끝내야죠

 

더 나빠지기 전에

 

이시가미 타케토에
대해서 말해줘요

 

난 시간이 없어요

 

모든 건, 우연이었어

 

흔적만 없애버리면
없던 일이 될 수 있었지

 

그대로 파멸할 순 없었어

 

그래서

 

여기로 데려온 거야

 

그날 우연히
배양액 하나가 깨졌고

 

우연히 자네가 나를 목격했어

 

그 후로 아무도 자네
소식을 알 수 없었어

 

그래서

 

이시가미의 신분증을 가지고
살던 집을 찾아가 봤지

 

거기에 자네가 있더군

 

우리가 정말 위대한
연구를 해냈던 거야

 

그건 당신 연구지

 

난 실험용 쥐였어

 

우리 연구는

 

치매에 치료제였어

 

잊었어!

 

내 아내가 죽었어

 

내가 기억을 되찾으면
곤란해질 사람이 있었어

 

그런데!

 

한유리가 날 찾아냈고

 

남편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했어

 

그래서

 

죽여야 했던 거야

 

왜?

 

그래야 당신 인생이

 

- 파멸하지 않을 테니까
- 그게 무슨 소리야?

 

영원히 죽지 않는
방법을 찾은 거야

 

기억을 옮기는 바이러스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성공만 하면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남을 수 있는 거야

 

우리는 여기서 멈추면 안 돼!

 

이래서 얻는 게 뭐야?

 

복수야?

 

발병하고 나면
기억도 못할 복수가

 

무슨 소용이야?

 

고작 사고로 죽은
인간 하나 때문에

 

위대한 업적을 망쳐야겠어?

 

너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

 

아니야

 

넌 못 쏴

 

못할 이유가 없잖아

 

어차피 기억도 못할 텐데

 

당신을 죽이지 않는 건

 

내 아내가 복수를
원하지 않을 것 같아서야

 

내 몸에 면역이 발생해서

 

바이러스를 막아낸다면...

 

진짜 임상시험은 지금부터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혼자 있을 거죠?

 

그 쪽을 만난 게

 

내 인생에서

 

마지막 행운이었어요

 

난 그냥 기삿거리가 되니까
뛰어든 것뿐이에요

 

책임질 순 없는 말이지만

 

잊지 못할 겁니다

 

나도

 

이 상황에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조심 하세요

 

그리고

 

기억은 사라져도

 

추억은 남아있어요

 

카요코...

 

떠나기 전에
선물 하나 주고 가려고

 

특종이야

 

내 기억을 찾으려면

 

이시가미의 기억이
전부 지워져야 되는데

 

그러고 나면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됩니다

 

빠르게 지워지고 있어요

 

여기 써 논 게 없었으면

 

그쪽도 못 알아 봤을 겁니다

 

이시가미

 

도대체 왜 이래?

 

누군가

 

이 초를 켠 여자를

 

죽였어요

 

초는 치울 시간이 없어서

 

놔 둔 줄 알았죠

 

초가 이만큼 타는 덴

 

한 시간 반이나 걸립니다

 

그 시간 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

 

말해줄래요?

 

나한테 왜 그런 말을...

 

내가 약도에 그린 집은

 

오진우라는

 

한국 사람이 살던 집입니다

 

당신이

 

이 집에서

 

지구 그림을 본 건

 

그날 밤 밖에 없어요

 

왜 그랬어요?

 

이러지마

 

사실을 알게 돼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

 

이시가미로 사는

 

마지막 날이에요

 

부탁해요

 

내가 했어

 

미유키는

 

그 여자가 죽은 것도 몰라

 

믿어줘

 

미유키...

 

나...

 

정말로 당신을 사랑했는데

 

처음에는

 

미친 여잔 줄 알았어

 

남의 집에 들어와서

 

초를 켜 놓고

 

나가주세요

 

무작정 남편을 돌려달라고 해서

 

당신이

 

오진우라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너무 무서워
신고하려고 했는데

 

당신과 찍은
결혼 사진을 보여줬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 사람 부인이에요

 

제발, 이제야 찾았어요

 

비켜요!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갈게

 

미유키

 

그 여자

 

정말 죽은 건 아니지?

 

괜찮아

 

넌 계속 친정에 있었던 거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우리는

 

보육원에서 만났어

 

사토 박사님은

 

우리 후견인이셨고

 

2년만

 

친구로

 

아내로 살아주면 된다고 하셨어

 

오빤 망설였는데

 

내가 하자고 했어

 

덕분에

 

집도

 

돈도

 

가게도 생겼으니까

 

그런데...

 

당신을 진짜 사랑해 버린 거야

 

이제

 

다 부질없는 일이지만...

 

고마워요

 

부디...

 

행복하게 살아주세...

 

기억은 사라져도

 

추억은 남아 있어요

 

믿기 힘들 거예요

 

나도 그랬으니까

 

당신 얘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요

 

감독: 김성수

 

김효진

 

마키 요코

 

하마다 마나부

 

나카무라 유리

 

이부 마사토

 

박동하

 

이경영

 

니시지마 히데토시

 

Origin by  Michael Archangel